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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cling tour./국토종주(10.08.31)

[국토종주] 서울에서 해남까지 둘째 날-1 (10.09.01)

[국토종주] 서울에서 해남까지 둘째 날-1 (10.09.01)


-방조제를 넘어 충청도로-


첫날부터 진을 빼버린 탓일까 이튿날 일어나는 일 자체가 고된 일이었다

부시시한 머리에 팅팅 부은 얼굴을 하고 라면을 끓여먹고

먼 길을 가야 되는 본분을 망각한 채 티비를 보며 뒹굴었다


우리는 12시가 다 돼서야 겨우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자전거를 살펴 보니 전날 험한 길을 달려 진흙이 잔뜩 붙어있었다

진흙을 일일이 다 제거하는 것도 꽤나 성가신 일이었다

정비를 마치고 출발을 하려니 시간이 막 정오를 넘기고 있었다.



둘째 날 경로


발안에서 출발해 아산까지 갔다.

오후부터 출발한 탓에 이날 이동한 거리는 꽤나 짧았다.



오늘의 목적지는 아산이었고 상황이 좋으면 평택을 지나 천안까지 가기로 했다

길을 나서니 어제와 확연히 달라진 날씨가 반가웠다

비가 그치고 구름이 어느 정도 걷혀 햇빛이 나기 시작했다.


39번 국도를 쭉 타고 내려갔다날씨가 좋았던 덕분일까 우리는 속력을 낼 수 있었다

평택-천안은 과감히 스킵하고 바로 아산으로 향했다.



2시쯤 되자 적당이 휴게소를 골라 점심을 먹었다.

휴게소에 들어서려는 찰나 입구에 묶여있는 강아지 한 마리가 보였다

무더운 날씨였는데도 그늘 하나 없이 시멘트 바닥 위에 묶여있던 강아지가 불쌍해 보였다

얼마나 목이 말랐는지 시원한 물을 한 대접 주자 허겁지겁 들이켰다

조금이라도 더 시원하라고 주변에 물을 끼얹어 주었다.



옆에선 한우를 팔고 있었지만 우리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식당에서 적당히 끼니를 때우고 휴식시간을 가졌다

어제보다 햇볕이 강했고, 더운 탓에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다시 페달을 밟기 시작했고

조금 더 달리니 저 멀리 서해대교가 보이기 시작했다

자전거로는 건널 수 없는 다리지만 바다가 가까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넓은 평지를 쭉 달리다 보니 아산방조제가 나왔다

하지만 아산방조제는 자전거로 건너기에는 너무 위험해 보였다보수 중이었고 길도 1차선으로 좁았다

게다가 트럭들이 많이 다니고 있어서 여기로 건너는 건 어려워 보였다

다행히도 옆에 작은 다리가 하나 더 있어 그쪽으로 건너기로 했다.



위험천만한 다리를 건너기 직전 사진을 찍으며 각오를 다졌다.


멀리서 봤던 것 과 달리 이쪽 다리도 비좁고 생각보다 교통량이 많았다

최대한 빠르게 이 다리를 통과하기로 했다

다리에 진입해서 옆에 트럭도 지나갔지만 우리는 뒤도 안 돌아 보고 페달을 최대한 빠르게 밟았다.



평택호대교와 합류하자 다행히도 숨돌릴 수 있을 정도의 길이 나왔다.

지도와 달리 바다가 아니라 넓은 뻘이 보였다. 방조제에 올라 잠시 쉴 겸 포토타임을 가졌다



드디어 경기도를 빠져나와 충청남도에 진입했다.



출발한지 이틀밖에 안됐는데도 상당히 초췌해졌다.



그러던 와중 저 멀리서 우리와 같이 자전거로 다리를 건너오고 있는 사람이 보였다

가까이서 보니 꽤나 연세가 있어 보였다

인사를 드리자 우리가 궁금하신지 방조제 위로 올라오셔서 이야기를 나눴다

들어보니 무려 70세 넘기신 어르신이었다


그럼에도 우리보다 훨씬 좋은 페이스로 여행을 하고 계셨다

국토일주를 하던 중이셨는데 강원도에서 오셨다고 했다

강원도에서 펜션을 운영 중이라고 기회가 되면 놀러 오라며 명함까지 건네주셨다

그렇게 우리를 격려해 주시고 다시 자전거에 올라타셔서 빠르게 사라지셨다.



그렇게 방조제를 지나서 39번 국도를 따라 쭉 내려왔다

서해안 만남의 광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바로 아산시내로 진입했다.




아산시청에 도착해 보니 시간도 늦고 다음 목적지인 공주까지 가기엔 너무 먼 거리라 

이쯤에서 그만 달리기로 했다. 날씨도 영 좋지 않아 숙소를 잡고 짐을 풀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