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ycling tour./국토종주(10.08.31)

[국토종주] 서울에서 해남까지 다섯째 날-2 (10.09.04)

[국토종주] 서울에서 해남까지 다섯째 날-2 (10.09.04)


분동쯤 도착하자 길거리에서 포도를 파는 직판장이 나오곤 했다

몇 개쯤 지나치다가, 이번 여행에서 너무 비타민이 부족하지 않느냐 라는 누군가의 발언에 

포도를 몇 송이 사 먹으며 잠시 쉬자고 했다.


 




어느 오두막에서 포도를 팔고 계시는 아주머님께 다가가 상자 말고 몇 송이만 살 수 있냐 여쭈어 봤더니

어디서부터 왔느냐 어디까지 가느냐 라며 되려 되물으셨다


서울에서 왔고 해남까지 간다 대답했더니 대단하다면서 거봉 몇 송이를 공짜로 내주셨다

오두막에 들어와 먹으라며 자리까지 마련해 주셨다


아 이것이 인심이구나.. 라며 입이 귀에 걸려서 오두막에 들어서는 우리들을 손주 보듯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부족하면 더 주시겠다 말씀하셨지만 이미 내주신 거봉만 먹고도 

배가 정말 터질 것만 같았기에 손사래를 치며 정중히 사양했다


그 대신 여기를 꼭 홍보해 드리겠다고 했지만 죄송스럽게도 그 약속을 이제서야 지키게 되었다.



수분과 비타민을 든든히 보충하곤 다시 출발했다

그러곤 머지 않아 전주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시간대가 애매해서 시내를 자세히 둘러보진 못했다.

 



시청 앞에서 기록을 잠시 남기고 유명하다던 시장을 들르려 했지만 정보도 부족했고 

생각보다 동네가 복작복작해서 그냥 지나치기로 하였다

사실 배가 고팠다면 냉큼 들어가서 군것질이라도 했을 터이지만 


제육덮밥과 거봉으로 배를 가득 채워서 별 흥미가 생기질 않았다.


언제나 그렇듯 시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진입하는 것 보단 빠져 나오는 게 더 어렵다

도심에선 자전거를 탈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지 않고 

도심간 이어지는 도로는 자동차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항상 고생하는 편이다

특히 전주에선 더 그랬던 것 같다. 남쪽 길로 빠져나가고 싶었지만 

전주를 가로지르는 큰 대로를 건널 방도를 찾지 못해서 꽤 방황을 했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해가 지기 전에 전주를 빠져 나와 712번 도로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침 일찍부터 출발한 탓인가 생각보다 체력이 남아있질 않았고 시간도 애매했었다. 

김제시에 진입했지만 도심까지는 꽤 멀었고 금각사가 있는 험한 산길이다 보니 자리를 펼 곳이 마땅치 않았다.

 또다시 시작된 죽음의 업힐을 타던중 절묘하게 찜질방이 눈앞에 나타났다.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우리는 만장 일치로 여기서 묵기로 했다

간만에 제대로 씻고 찜질까지 하고 나니 온몸의 피로가 싹 가셨다

하지만 그 행복감을 느낄 찰나의 순간조차 허락되진 않았다


우린 순식간에 곯아 떨어졌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