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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cling tour./국토종주(10.08.31)

[국토종주] 서울에서 해남까지 일곱번째 날-1 (10.09.06)

[국토종주] 서울에서 해남까지 일곱번째 날-1 (10.09.06)


-탈-


영광-함평-무안



나는 언제나 여행을 다니면 꼭 하루 정도는 왜인지 모르게 앓아 눕곤 했다

초대형 태풍인 곤파스를 정면으로 뚫고 몇 일을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탔었지만 내 몸은 의외로 튼튼했었고

맑은 날 무리하지도 않고 평지를 곱게 곱게 달렸지만 

자기 전에 마신 술 한잔이 나를 앓아 눕게 만든걸 보면 또 의외로 약한 몸이 아닌가 싶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몸의 이상을 느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술 때문은 아니었지만 당시에는 여행 중 딱 한번 마신 술이 탈을 냈으리라 생각했었다.

하루 종일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타도 감기 한번 안 걸렸었지만 이 날은 달랐다.

내 몸이 너무나 차갑게 느껴졌다얼굴은 하얗게 떴지만당시에는 그렇게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던 터라 짐을 꾸리고 여느 날과 같이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금 지나지 않아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페이스가 한 없이 떨어졌고 그런 나의 페이스를 맞추느라 친구들도 이만 저만 고생이 아니었다


너무나 미안한 감에 점심에 고기를 사겠다고 했지만 나는 그것을 입에 넣는 게 어려웠다

반 시체와 같이 앉아 있다가 나왔다중간 중간 오기로 페달을 밟았지만 생각보다 자전거는 많이 나가지 않았다.



몸상태도 안 좋긴 했지만 이젠 그 어느곳에서도 대자로 뻗는게 어색하지 않아졌다.




이제 와서 보면 단순한 급체증상이었지만 그때는 전혀 몰랐다

손만 따면 가볍게 해결 되는 것을 하루 종일 무리를 했다

날씨도 점점 안 좋아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중간 중간 내가 시체처럼 퍼지자

 더 이상 이날은 더 이상 달리지 못하겠다 판단하고 무안에 도착하자 마자 숙소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