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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cling tour./국토종주(10.08.31)

[국토종주] 서울에서 해남까지 여섯번째 날-1 (10.09.05)

[국토종주] 서울에서 해남까지 여섯번째 날-1 (10.09.05)


전주-정읍-고창-영광



여섯번째날 경로

이전의 날들과 달리 꽤나 먼 거리를 달렸다.



오랜만에 꿀 같은 잠을 잔 우리들은 오늘 역시도 일찍 일어나 출발하기로 했다

아침을 찜질방에서 사 먹으려 했는데 9시반부터 주문을 받는다고 해서 포기했다


그렇다고 찜질방에서 취사를 할 수 있는 노릇도 아니기 때문에 빈속으로 출발할 수 밖에 없었다

아직 산을 전부 넘질 않았기 때문에 업힐이 계속되었지만 그렇게 길지는 않았다

아침부터 상쾌한 산속 공기를 폐에 잔뜩 머금고 정산에서부터 재빠르게 내려올 수 있었.




아침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식당부터 찾았는데 아침부터 하는 식당을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712번 도로를 따라 쭉 내려가다 신태인에 도착하였고 마을 주민들께 아침부터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곳을 여쭈어 보았다.



마을 주민들이 이구동성으로 딱 여기만 아침부터 영업한다고 하셨다.

달리 선택지가 없었던 우리는 망설이지도 않고 바로 낙원회관으로 향했다.




정말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넓직한 식당에 들어섰지만 아침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손님이라곤 우리밖에 없었다

주문한 갈비탕이 나오고 우린 허겁지겁 뱃속에 음식을 채워 넣었다

빈속에 두어시간 정도 달렸기 때문에 우린 매우 허기져 있었다.


연료 없이 열심히 달렸던 엔진에 기름을 붇자 빈사상태가 되어가던 몸이 조금은 진정되었다

밥을 먹자마자 바로 옆 마트에서 식량을 구비한 다음 지방도로를 따라 다시 페달을 밟았다

두 시간쯤 달리자 정읍에 도착했다







매우 아기자기한 관공서 앞 공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늘진 자리도 적당하겠다 냅다 자전거에서 내려 엉덩이를 붙였다.

 




그렇게 휴식을 취하고 다시 두 시간쯤 정신 없이 달리자 고창에 도착했다

고창 시내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아침도 사먹었으니 대충 저렴하게 때울 수 있게 김밥천국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런 체인점도 전라도에 오면 인심이 후해지던가

서울에서 먹었던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양이 넉넉해서 정말 배가 터질 정도로 먹을 수 있었다.




그렇게 마음껏 달리자 드디어 전라남도에 진입하게 되었다

영광군쪽으로 진입했는데 영광이란 글씨를 보자마자 우린 이구동성으로 굴비를 외쳤다.

실제로 영광시내 진입로에 굴비가 손을 흔들고 있기도 했다(...)


다음 목적지까지 가는 것은 무리인 것 같기도 해서 영광에서 숙소를 잡기로 하였다

이 날은 빨래가 밀렸었기 때문에 모텔에서 묵기로 했다

짐을 풀고 빨래를 마친 후 모텔 바로 앞에 있던 오리고기 전문점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이 날은 삼시 세끼 전부 사먹었다그만큼 많이 달리기도 했지만 말이다.




쉬지도 않고 정말 많이 달렸더니 다들 못봐줄 정도로 꼬질꼬질해졌다.



오리훈제고기에 막걸리 한 병 소주 한 병수컷 셋이서 마시기에는 조금 부족한 양이었지만 

나는 몸도 피곤하고 술도 약해서 인지 막걸리 한두 잔에 잔뜩 취기가 올랐다

안되겠다 싶어서 먼저 숙소로 향했고 나중에 듣기로 친구들은 소주를 더 사와서 마셨다고 하더라.


몇 일 동안 제대로 못 달린 것을 만회라도 하듯 우리는 정말 열심히 달리고 마셨다(?) 

이게 다음날 생각하지도 못한 문제를 일으키긴 했지만 가장 즐겁게 오래 달린 하루였다.



다음에 계속